-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무과실 책임 — 매도인이 몰랐어도 책임진다 (민법 제580조)
- 중대한 하자면 계약 해제, 수리로 해결되면 손해배상만 가능
- “현 시설물 상태로 매매”는 숨은 하자까지 면책하지 않는다 — 판례가 좁게 해석
- 매도인이 알고도 숨긴 하자는 면책 특약이 있어도 무효 (제584조)
- 권리 행사 기간은 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 — 놓치면 청구권 자체가 소멸 (제582조)
- 중개사가 확인·설명 의무를 소홀히 했다면 중개사고 손해배상도 별도로 검토할 수 있다
이사하고 며칠 뒤 천장에서 물이 샙니다. 확인해 보니 이전부터 있던 누수였습니다. 매도인에게 전화하니 “계약서에 현 시설물 상태로 매매한다고 써 있지 않냐”는 답이 돌아옵니다.
이 문구, 실제로는 생각보다 힘이 약합니다.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민법에 정해진 권리이고, 특약 한 줄로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무엇이 하자담보책임이고, 어떤 특약이 유효하며, 기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정리했습니다.
매도인은 몰랐어도 책임진다
민법 제580조는 매매 목적물에 하자가 있으면 매도인이 책임지도록 정합니다. 여기서 핵심은 과실 여부를 따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무엇을 받을 수 있나
받을 수 있는 것은 하자의 정도에 따라 다릅니다.
| 상황 | 권리 |
|---|---|
|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의 하자 | 계약 해제 + 손해배상 청구 |
| 계약 목적은 달성 가능한 하자 (수리로 해결 가능) | 손해배상 청구만 가능 (해제 불가) |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은 집으로서 정상적으로 쓸 수 없을 정도의 중대한 하자를 뜻합니다. 웬만한 누수·균열·시설 고장은 수리 비용을 손해배상으로 청구하는 선에서 해결되고, 계약 자체를 무를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현 시설물 상태로 매매’ 문구의 진짜 의미
부동산 계약서 특약란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입니다. 그런데 판례는 이 문구를 “일체의 하자담보책임을 면제하는 규정으로 볼 수 없다”고 좁게 해석합니다.
| 구분 | 적용 |
|---|---|
| 눈에 보이는 하자 | 면책될 수 있음 — 계약 당시 확인 가능했던 것 |
| 숨은 하자 (배관 내부 누수, 벽 속 균열 등) | 면책되지 않음 —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었던 것 |
| 매도인이 알고도 고지하지 않은 하자 | 절대 면책 안 됨 — 특약이 있어도 무효 (제584조) |
즉 이 문구는 “계약 당시 눈으로 볼 수 있었던 상태 그대로 인수한다”는 뜻이지, 나중에 발견된 숨은 하자까지 매수인이 떠안는다는 뜻이 아닙니다.
특약으로도 못 피하는 것
반대로 특약이 힘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계약서에 “누수 및 보일러 고장에 대해서는 매도인이 책임지지 않는다”처럼 구체적으로 항목을 짚어 면책 특약을 넣었다면, 그 항목에 한해서는 효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현 상태로 매매’라는 뭉뚱그린 문구와, 항목을 특정한 면책 특약은 효력이 다릅니다.
기간이 짧다 — 안 날부터 6개월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처음 발견했을 때 “조금 더 지켜보자”며 미루다가, 실제로 소송이나 협상을 준비할 즈음엔 이미 6개월이 지나 버리는 경우가 흔합니다. 하자를 발견하면 곧바로 기록을 남기고 매도인에게 통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중개사가 끼어 있다면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과는 별개로, 공인중개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중개사가 하자를 알면서도 설명하지 않았거나, 확인·설명 의무를 소홀히 했다면 중개사고 손해배상 청구 대상이 됩니다. 이 경우 공인중개사협회의 공제 제도를 통해 배상받는 절차가 별도로 있습니다.
실제로 어떻게 진행하나
- 하자를 발견한 날짜와 상태를 기록합니다. 사진·동영상을 남기고, 가능하면 날짜가 찍히게 합니다.
- 수리 견적을 받아 둡니다.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근거가 됩니다.
- 매도인에게 통지합니다. 구두보다는 문자·내용증명으로 남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 협의가 안 되면 소송을 검토합니다. 소가가 크지 않다면 소액사건심판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 계약 전 중개사가 관여했다면 중개사고 배상 가능성도 함께 확인합니다.
등기부상 권리관계에 문제가 있어 계약을 되돌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글에서 대항력·우선변제권의 기본을 확인할 수 있고, 매매에 따른 세금은 취득세 계산기로 미리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계약 전에 확인해 둘 것

- 누수 흔적 — 천장·벽 모서리의 얼룩, 곰팡이 자국
- 보일러·배관 작동 상태 — 실제로 틀어 보고 확인
- 균열 — 벽체, 특히 구조체 근처
- 결로·습기 — 계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여러 시간대 확인이 도움됩니다
- 특약란 — 뭉뚱그린 ‘현 상태 매매’보다, 확인한 항목을 구체적으로 적어 두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분쟁을 줄입니다
정리하면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은 민법 제580조에 정해진 무과실 책임입니다. 계약서에 “현 시설물 상태로 매매한다”고 적혀 있어도, 숨은 하자나 매도인이 알고 숨긴 하자까지 면책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권리 행사 기간이 하자를 안 날로부터 6개월로 짧습니다. 발견 즉시 기록하고 통지하는 것이 실질적인 대응입니다. 계약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중대한 하자라면 계약 해제까지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수리비 상당의 손해배상 선에서 해결됩니다.